ordinary

기쿠치병

주돌 2011. 2. 6. 12:37


몇달 전 걸린 기쿠치씨병. 기쿠치병이라고 하기도 하고 기구치 병 혹은 아급성 괴사성 림프절염(임파선염)이라고 하기도 하는 이 괴상한 병은
1972년 일본인 의사 기쿠치가 최초로 보고하여 붙은 병명일 뿐이다.... 기쿠치씨가 걸려서 붙여진게 아님ㅋ
이 병은 주로 30살 이하의 젊은 동양인에게 주로 발병하고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흔히 걸린다는데 주로 무리하거나 과로한 사람들에게 걸린다고.


나의 경우는 30살 이하가 맞고, 동양인이며, 여자고, 무리하고 과로하긴 했다.....


처음엔 목 오른편으로 임파선이 부어서 깜짝 놀랬다. 자기 전에는 멀쩡했는데 아침에 갑자기 눈에 띄게 부어서 살찐줄 알았다;
병원에 가보니 임파선이 부은거라고 좀 쉬면 괜찮다고 해서;
그냥 학교도 가고 알바도 갔는데 갑자기 느껴질정도로 머리도 아프고 해서
집에서 삼사일 쉬었던 것 같다. 그런ㄷ게 쉬었더니 턱 바로 밑에도 붓기 시작했다.
식겁하고 다시 이비인후과에 가서 진단 받은게 갑상설관낭종이라는 거라. (사진보면 정말 기겁한다. 진짜 무서움ㅠ)


바로 진료의뢰서를 써주길래 내사랑 너의사랑 부천순천향병원에 가서 진료의뢰하고 그날 특진외래를 받았다.
우선 CT를 찍어야한대서 CT예약을 하고 임파선일 경우가 있을거라고 항생제까지 처방받고 돌아온 그날 부터 열이 펄펄.
집에서 열나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지라 집에 체온계가 없어서 열을 재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병원에서 재본 결과 그때 아마 38도에서 39도를 넘나들었던 것 같다ㅋ 망할..


하여간 그때부터 일주일 후에 CT찍으러 갔다가 담날 바로 외래였는데 결과상 낭종은 아니고 임파선염이라고 집에서 좀 쉬라고 했는데 열이 너무 많이 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하자 입원해서 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첨에 입원하라는 소리를 안해서 하지말까 했는데 집에서 너무 고통스러웠기때문에 그냥 입원치료 하겠다고 하고 그날 바로 입원ㅋ
부모님이 모두 바쁘셨기때문에 나 혼자 외래 보고 입원수속 밟고 집에 가서 짐싸고 혼자 병실에 앉아있었음 ㅋ......


하여간 입원일이 6일정도였는데 항생제와 해열제를 둘다 맞는데 3일까지는 계속 열도나고 임파선 부은게 더 진행되는데다 가라앉는 기미도 안보여가지고 걱정을 좀 했더랬다.
보통 임파선염은 멍울로 잡히고 육안으로 크게 확인이 안되는데 나는 누가봐도 부은게 보이는터라 이러면 악성일수가 있대서 조직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잡기로 했다. 그런데 한 4일 정도부터 가라앉기 시작하고 열도 크게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조직검사와 초음파 검사 둘 다 시행. 그 전까지는 기쿠치라고 단정만 짓고 확진된 상태가 아니었다.
기쿠치가 원래 확진이 어렵고 치료약이나 방법이 따로 없고 그저 항생제로 대증치료만 가능한 병이라 했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와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비롯해 다른 여러 바이러스들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는데.


4일째 되는날에 조직검사를 하러 갔는데 병리과 과장님이 작은아버지 동창분이라 직접 해주셨다. 안아플거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겠다^_ㅠ
피검사를 차라리 5번 하겠다.... 세침검사 개같이 아팠다..ㅋ........
초음파로 본 내 임파선은 비대 그 자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6일째 되는날에 퇴원. 그날 JYJ 서울콘이라 퇴원할 수 밖에 없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쿠치가 재발이 안되는 병은 아니라고, 또 그런 증상이 있다면 언제든 와서 약부터 먹으면 괜찮아질거라는 교수님ㅇㅇ



근데 문제는 내가 어제 그 증상이 또 나타났다는 거다. 물론 부은곳은 없는데 열이 38도를 찍으면섴ㅋㅋㅋㅋㅋㅋ
이비인후과를 가기는 갔는데 그날 새벽에 내가 심하게 체했었다. 그래서 그럴수도 있다며 약 먹고 보자는 말씀을.
기쿠치 이 개자식ㅋ.... 어휴ㅜㅠ 졸지에 허약한 여대생이 되버렸다. 앞으로 몸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아프고 나서는 최대한 무리 안하려고 조심조심 몸 사렸는데도 이지경이라니. 진짜 골때린다.